Netshow 3.0 - Close Captioning Sample

서검정협 유삼변

번역+자막 제작 jbd77@korea.com
수정을 허락해 주신 심은정님께 감사드립니다.

천상의 하루는 지상의 일년

예부터 지금까지의 수많은 이야기들을

오늘 충분히 말할 수 있을까

술에 취해 쓸쓸함이 느껴지나 꽃은 활짝피고
달은 둥글어 모자람이 없네

산봉우리의 그림자는 고인물에 드리우고

강남에 내리는 가랑비는 무수히 쏟아져
내 가슴속 깊히 묻히고

아득한 인생의 끝은 보이질 않아

살짝 다가서기만 해도 그대는 사라져
빈 누각만 남았네....

아~~~

황혼의 강변에서 석양이 서쪽으로 잠기면

강물은 출렁이며 나갔다 들어오듯

하늘을 가르는 구나

편자는 쟁쟁거리고
칼과 검의 기세가 등등한데

어제의 사랑은 오늘 마치 이 세상과
거리가 있는것 같으나

단지 하루밤의 감정에 사로잡혀
그대를 사랑함이

일생동안 변함이 없으리라

아득한 인생의 끝은 보이질 않아

살짝 다가서기만 해도
그대는 사라져 빈 누각만 남았네....

아~~~

황혼의 강변에서 석양이 서쪽으로 잠기면

강물은 출렁이며 나갔다 들어오듯

하늘을 가르는 구나

서검정협 류삼변
제 2 편

무슨 예가 아니면 보지 말라야,
본성이 드러난 거지

거리에서 사람을 쳐다보지 말라고
어느 집이 정했답니까?

봐도 별 것 아니구만.
보통사람하고 똑같아

난폭한 저 낭자의
얼굴에 뭐가 더 난 것이거나

안 그러면 저 베일을 쓴 낭자의
얼굴에 뭐가 더 난 것이 분명해

승복하지 못하겠다면

베일을 거둬서 우리에게 보여주시오

우리 집 아가씨의 얼굴을 보고 싶거든

-직접 가서...
-연연. 함부로 말하지 마

아가씨. 제가 입을 함부로 놀렸어요

공자에게 사죄드리겠어요

양해해 주세요

별말씀을...

가보겠어요

모두 와서 보세요

글을 땔감과 바꿉니다

와서 보세요... 글을 땔감과 바꿔요

하느님. 왜 절 버리시는 겁니까?

내가 비록 글은 못쓰지만
돈은 벌수 있다구요

글을 땔감과 바꿔요

와서 보세요

글을 땔감과 바꿔요

그렇게 비싸오? 괜찮소?

괜찮은지는 모르겠고
일부분 외워보리다

좋소. 들려주시오

괜찮으면 한 두짐 더 드리리다

세간우물의중인,
경세호요신

향위수기 발장쇄엄

홍검행화춘

좋아...
좋은 시요...

다음은 어떻게 되오?

그건...

다음이 어떻게 되는 지도
모른단 말이오?

좋소... 여덟 짐 더 주겠소

맞소... 가장 좋은 시로 지어주시오

공자가 절묘한 시를 한 수 지어준다면

앞으로 공자가 필요한 땔감은
전부 내가 책임지겠소

좋소. 그럼 우선 300짐을
대불사로 보내주시오

좋소. 문제 없소.
어서 쓰시오

대사형. 정말 대단해요

오전안에 300짐을
전부 해결놨으니까요

별것 아니야

운이 좀 좋았을 뿐이지

간단히 사배를 마실 수 있고

소처럼 마시며 사방을 제압한다.
열배로 물어줌

난 못 믿어

일개 아녀자가 술을
얼마나 잘 마시길래

무대를 세워 놓으면서까지 마시다니

그래. 가서 좀 보자구

좋아. 가보자. 가자...

시끄러워. 한명씩 덤벼

돈을 많이 내는 사람하고 먼저 마신다

은자 7냥을 냈어

난 7냥 5푼을 냈어

8냥을 내겠어

-난 8냥 5푼
-10냥

비켜... 30냥을 내지

은자 30냥

30냥 보다 더 낼 사람 있어?

없다면

형제. 자네가 마셔. 앉아

열배를 물어준다고 했으니 네가 진다면

300냥을 배상해줘야 돼. 어때?

문제 없어

전당에서 우리 대형을 이길 적수가 없어

이번에야말로 넌 끝장이야

은자 300냥을 내놓지 못하면

대형의 아홉째 첩이 되어야 돼

그것도 문제 없지만

내가 마시는 방법과 똑같이 마셔야 돼

문제 있어?

좋아. 문제 없어

좋아

형제. 난 다 마셨어. 네 차례야

날 곤란하게 만드는 게 분명해

내가 마시는 방법대로 마시겠다고
방금 동의하지 않았어?

그래. 어서 마셔

-마셔!
-좋아. 마시라면 마시지

돈 벌었다. 고마워. 형제

이건 용돈이야

넌 사기꾼이 분명해

잡아

잡아라

정말 낭비가 심하네

죄악이로다...

구해주겠소

구해주지 말아요

조심해요

받아줄테니 뛰어내려요

뛰어내려요... 구해주겠소

정말 잘생겼다. 마음씨도 곱고

좋은 사람 같아보여

좋아. 영웅이 미녀를 구한다

빌어먹을 계집. 돈 내놔

안 줘

돈 내놔

못 줘

어서 뛰어요. 받아줄게요

-뛰어요
-절대 구해주지 말아요

어서 돈 돌려줘. 그러면
안 뛰어내려도 돼잖아

주지 않을 거야

어서 뛰어내려요. 구해주겠소

절대 구해주지 말아요. 구해주지 마...

어서 뛰어내려요. 구해주겠소

아니야

주인장. 출발하시오. 어서

돈 돌려줘... 가지 마

설마 그가...

그가 내 운명의 남자란 말인가?

날 구해준 게 아니에요

이런게 구해준 것이 아니라구요?

뭐하는 거에요?

구해줘선 안된다고 말했잖소

다만 당신이 있어야 할 곳에
내려준 것 뿐이오

적어도 물 속에 빠지는 것보다는 낫잖소

-당신...
-할 말 있으면 어서 말하시오

잊지 말아요

이번에 날 구해준 게 아니에요

잊지 말아요

이런 일이 다 있다니

-알겠소. 구해준 게 아니오
-구해준게 아니에요

그 말이 아니에요

경고하겠어요

앞으로 내 눈에 띄지 말아요

아미타불

허여멀겋게 생긴 놈이 참 괜찮군

솜씨도 굉장하구

사부. 출발하시오

출발하지 말아요

사실 구해주지
말라고 한 이유가 있어요

어째서 날 구해준 것이 아니라고 했는지
무척 알고 싶어한다는 걸 알아요

알려드리죠

본 대협이 강호를 돌아다닐 때

천하 제일의 신산이 내 점을 쳐주었소

그 놈이 하늘과 땅이 놀라고 귀신이
울고갈 점을 친 다음부터

점술을 버리고 강호를 은퇴했소

이유를 알고 싶어요?

우린 알...

알려드리지

내가 실컷 두들겨 패고

점괘판을 때려부순 다음부터

그 사람은 소리소문없이
사라지고 말았지

하지만 난 언제나 누가
날 구해줄까봐 걱정했소

그 점쟁이가 말하길

한 남자가 날 연속
세번 구해주게 된다면

그가 바로 내 운명의 남자라고 했소

날 위해서 이 세상에 왔으니

그 사람에게 시집가야 한다고 말이오

그 사람도 반드시
날 아내로 맞아야 해요

이제는 알겠죠?

왜 도망가요?

혼인하자고도 안 했는데, 돌아와요

증거를 남기고 갔군

이게 뭐야?

만닉관요섬세

년기방당천세

강피풍류첨야

여합수양쌍투

음탕한 놈

그러니 기녀 대회를 보러 가려구
그렇게 서두르는 게지

열받아 죽겠네

여러분...

오늘 일년에 한 번 있는
기녀 대회를 시작합니다

여러분...

저희들이 특별히 네 분을 모셨습니다

모두 이름있는 분들이시죠

경성에서 특별히

재주가 뛰어난 서순음, 서공자와
안공자를 모셨소

서 공자님의 의부님은
현 조정의 중신 9현왕이십니다

귀한 손님이시죠

백번 듣는 것보다 한번 보는 게 낫군

모두 조급해하지 마시오

이제 득월루의 양류청 낭자를
모시겠소. 나오시오

기녀 대회?
틀림없이 재밌을거야

구경가자

대사형. 안 돼요

우린 출가인이에요

멀리서 잠깐만 보자구. 가자

그래요

대사형. 무대 위에 있는
저 낭자가 어째...

우선 들어보자

음탕한 놈. 그 경박한
몰골 좀 보라지. 미워죽겠어

네가 세 번 안 구해줘서 다행이야

네 마누라가 됐다면

틀림없이 울화통이 터져 죽을거야

차라리 내가 이름을 불구삼변(세번
구하지 말자)으로 바꾸고 말지

역시 예쁘군

참가한 낭자들의 시합이
이제 끝났습니다

올해의 명기는 백옥루의
초초낭자 임을 선포합니다

명기는 한 바퀴 돌아

모두의 눈을 즐겁게 해주시오

어느 집 개가 앞을 가로막느냐?

어디의 짐승이 뒤에서 떠드느냐?

포엽, 도엽, 포도엽

한 잎 한 잎 아름다운 미인과
함께 하는구나

매화, 계화, 매괴화

꽃을 초초에게 바치고 싶구나

감사합니다

우리 모두 초초를 위해서 왔으니

답사를 하여 초초가
평가하도록 하는 게 낫겠소

패한 자는 바짓 가랑이 사이를
지나가는 것이오

모두 지식인들인데
졸렬한 방법을 써서야 되겠소?

돈 내기를 하는 게 낫겠소

초초가 선택한 시가
이기는 것으로 하고

패한 자는 은자 오천냥을 내놓으시오

하시겠소?

돈이 없는 거요, 아니면
자신이 없는거요?

좋소. 합시다

좋아. 약속했소

초초에게 경루자를 읆어드리겠소이다

감사합니다

버드나무 드리운 거리는
밝게 빛나고 꽃속에서 취한다

주인장. 내가 아주 예쁘게 생겼나요?

그건... 아주 아름다운 게 아니라

내가 왜 안 예뻐요?

어디가 안 예쁜데요?

아닙니다...
아름답지 않다는 게 아니라

다만... 아주 아름답지 않다는 겁니다

그 말이 그 말이잖아요

그래

우리 집 아가씨가 어디가
안 예쁘다는 거야? 말해

오해이십니다

제 말뜻은 낭자의 옷차림이
낭자의 자색을 가린다는 겁니다

이 공예품을 보세요

솜씨가 정교하고 좋은
옷감으로 만들었습니다

이걸 걸고 다니신다면
더 이상 좋을 수가 없습니다요

한인들은 어째서
어려운 문자만 쓰는 거지?

시끄럽기는. 이걸 살테니 돈 내

예

살펴 가세요

아니야. 이것만 사서는 아무 쓸모 없어

우선 한인의 옷으로
갈아 입어야 보기 좋지

-옷을 사러 가자
-예

이명견역 우쟁인

파광경포척

무슨 시야, 그게

됐소...

관중들이 모두 비판을
해대니 당신이 졌소

초초 낭자께서 결정을 하시오

서공자의 경루자는 짧지만 힘이 있고

이 공자님의 륜태자는

장황하고 지루해요

이번에는 서 공자님이
이기신 것 같아요

은자를 내 놓으시오

공자. 돈을 내시오

오천냥이오

맞소. 오천냥

난... 이십냥밖에 없소

돈이 없소?
그럼 내기를 하지 말아야지

여러분.
졌으면서 돈이 없답니다

돈도 없으면서 나서긴 왜 나서?

대사형. 어서 가요

돈도 없으면서 어딜 가려구?

스님도 명기 구경하러 오셨소?

내 생전 처음 보는구려

당신...

왜? 치려구?

지식인이면서 돈을 낼 수 없자
사람을 치다니

공자와 맹자의 도리를 헛 배웠구만

차라리 이년동안 내 서동이나 하면서
교육받는게 낫겠소

좋소. 다시 한번 내기합시다

지면 이년간 당신의
서동 노릇을 하겠소

뭘로 겨룰거요?

기다려요...

만닉궁요섬세 년기방당천세

강피풍류첨야 여합수양쌍투

초학엄장 여묘사삭신재

겁우수운정의 거조다교미

쟁내심성 미회선련서

장시야심 불긍편입원피

여해나상 영영배입은항

각도니단선수

어때?

과연 좋은 시군요.
서 공자님이 보시기에는요?

좋은 시요

낭자의 환심을 꽤 잘 사는구려

초초와 저 낭자의 얼굴을 봐서

다시 한번 기회를 주겠소

다시 한 번 겨룹시다. 지고 나서

계약서를 작성해도 늦지 않아

하지만 조건이 하나 있소

만약 진다면

즉시 전당성에서 사라지고

앞으로 다시는 발을 들여놓지 마시오

좋소. 대장부는
꺼낸 말은 반드시 지키오

서공자가 방금 전당을
입에 담으신 김에

전당의 아름다운
풍경으로 시 한 수 읊어

전당의 풍경을
볼 수 없는 자들로 하여금

다 함께 누리도록 하겠소

제목은 망해조요

동남의 요충지이고 삼오가 다 모이는

항주는 예로부터 번화한 곳

안개낀 버들 숲에 그림같은 다리

바람에 나부끼는 깃발과 비취 장막
즐비한 가옥들이 십만호라네

구름위에 솟은 나무들은
모래 언덕에 줄지어 서 있고

성난 파도는 눈보라를 불어 내는 듯

성을 감도는 긴 강물은
천년의 해자로다

저자거리에는 진귀한
보석들이 즐비하고

집집마다 비단을
가득 쌓아두고 호사를 겨룬다

수많은 호수와 아름다운 첩첩산

가을이면 계수나무 열매가 떨어지고

백리에 부용꽃 핀다

맑은 피리 소리와

밤새 들려오는 마름따는 노래속에

낚시꾼과 연밥따는
아가씨들 웃음소리 들려온다

펄럭이는 대장기 아래에서

퉁소소리 북소리 들으며
산천을 바라보네

훗날 이 풍경을 그림으로 그린다면

봉황지에 돌아가 칭찬을 받으리라

잠깐만요

고마워하지 말아요

보답한 것 뿐이에요

우린 이제 아무 빚도 없어요

유공자. 후세에 전해질 만한
시였어요. 정말 탄복했습니다

좋게 봐줘서 고맙소. 낭자

그 시는 과연 남 다르오

서 모는 더 훌륭한 시가
생각나지 않는구려

이번 내기는 내가 졌소이다

양보해 주셔서 고맙소

공자의 이름은 무엇이오?

유삼변

소병이오...

와서 보세요

소병이오...

사제. 가서 요기 좀 하자

대사형. 지금 시간도 이른데다

방금 먹은 만두로
얼마간은 견딜 수 있어요

몇개만 사자. 여기서 신창까지

반나절은 걸리니까 가면서 먹으면 돼

어린 스님

여시주시군요

당신 사형은요?

누가 날 찾아?

저 여시주가 사형을 찾아요

지용. 왜 말투가 그래?

혹시...

대사형. 농담하지 말아요

우린 출가인이라구요

따라오세요. 언니가 뵙자고 하세요

초초낭자 말이오?

스님들은 왜 이렇게 말이 많아요?

아니오. 제 사형은 속가 제자로
절에서 수행을 하고 계세요

안 가겠소

나무 300짐을 기녀에게 바친다면

난 무엇을 사부님께
바쳐야한단 말이오?

게다가 백옥루의 문턱은 너무 높소

하마터면 서 공자의 서동이 될뻔 했소

안 가겠소

고집불통같으니

초초언니는 당신의
재능을 높이 산 것일 뿐

그런 썩은 나무를 누가
달라고 했어요? 안 갈거에요?

이왕 벌린 춤이니

사형을 위해서
다시 한 번 파계하겠어요

같이 갈게요. 사형

-그럼 어서 가요
-가요. 어서요

내 발을 밞았잖아. 안 보여?

밞으면 좀 어때?

반 마마. 오늘 장사가 아주 잘 되는구만

공자의 복이죠

공자님들. 오늘 맘껏 놀다 가세요

-실컷 노세요
-알았소

꽉 찼어요

장보. 앞으로 날마다 오자구

좋아

오늘 밤 많은 손님들이 왕림해 주셔서

정말 크나큰 영광이옵니다

오늘은 초초낭자와 우리
백옥루의 경사스러운 날입니다

여러 나으리들이
초초를 사랑해 주시고

성원해 주셔서

초초가 명기로 뽑히게 되어

아주 기쁘기 그지 없습니다

우리 초초 낭자가

인품이 뛰어나고
용모가 수려하신 나으리와

싯구를 맞추고 노래를 들려줄겁니다

어느 나으리께 이런 복을
누리실 지 궁금하군요

초초 낭자가 말하길

재주 있고 용모가 수려한 나으리와
벗이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어서 나으리들의 솜씨를 보여주세요

만약 초초 낭자의 맘에 드신다면

위에서 한 송이의 꽃을 던질 겁니다

무슨 규칙이 이래?

초초는 품위가 높아

품위가 높아?

좋습니다. 제 말은 다 끝났어요

어느 나으리가 먼저 하시겠습니까?

내가 하지...

재주는 없지만 지금 시를 지어보이겠소

초초낭자. 웃으며 받아주기 바라오

불초는 어려서부터 재치가 뛰어났소

과거에 조식이 일곱 걸음만에
시를 지었지만

난 여섯 걸음이면 충분하오

모두 잘 들으시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절에서 종소리가 울리자

여래불이 인도에서 오셨구나

부처님이시여, 절 굽어살펴 주시어

선녀를 아내로 맞게 해주십시오

어서 들어가세요

-대사형
-왜 그래?

전 안 들어갈래요

입구에서 기다릴게요

그래. 곧 돌아올게

정말 착하시군요

바쁘지 않으면 절밥을 가져다 드릴게요

고맙소, 여시주

감사합니다. 공자님

야단났어요. 우리가 늦었어요

우선 기다리시면
사람들이 다 가고 난 후

아가씨와 만나게 해드릴게요

방금 그 공자님은 과연 명불허전입니다

나으리들. 무슨 재주든지
마음대로 펼쳐보이세요

만약 없다면

우리 초초는 저 공자님을
선택할 겁니다

시나 노래같은 건 전혀 못하지만

돈이라면 얼마든지 있소.
그녀는 내거요

엄 나으리가 아니신가요?

그래도 제 의사를 따라야 돼요

기녀 주제에 고상한척 하며

이것 저것 따지기는 뭘 따져?

돈이 있는 사람이 바로 나으리야

나으리인 날 모셔라

저 사람의 입에서 썩은내가
나는 것 같지 않소?

충고하건대 어서
초초낭자에게 사죄하시오

안 그러면 썩 꺼지시오

이 놈아. 감히 나와 대적하다니

이 엄 나으리가 전당에서
어떤 인물인지 나가서 알아봐

기녀에게 사죄하라니, 웃기고 있군

오늘 날 이곳에 두고
기어와 빌지 않고 못 배길 걸

빌어먹을. 오늘 어떻게 된 거야?

괴상해...

대단하시네요

엄 나으리를 쫓아버리셔서

재물신도 떠나버렸어요.
그 분이 가 버리셨으니

손실을 당신이 보상하세요

돈이 없소

돈이 없어요? 돈도 없으면서
백화루에는 뭐하러 왔어요?

웃음 거리가 되려구?

난 다만 초초 낭자의 명성을
흠모해왔을 뿐이오

그만하세요. 초초도 당신에게
흥미가 있는 것 같아요. 이렇게 하죠

삼천냥을 내시고 위층으로 올라가세요

또 돈을 내라구요?

그럼 우선 물러가겠소

서세요

백옥루는 개업한지 얼마 안됐어요

입구 높은 곳에 걸려있는 목판에

아직 대련을 쓰지 않았어요

대구를 짓고 새겨 넣은 것이
내 맘에 든다면

삼천냥을 낸 셈 치고
위층으로 올라가게 해주겠어요

좋소. 약속했소

그럼 부탁드립니다

대사형. 나오셨군요. 그만 가요

아직 갈 수 없어

백옥루에 새 대구를 지어주고
새겨줘야 돼

무공이 뛰어나시니 절대 문제 없어요

말투가 대단하시군요

하지만 조건이 있어요

말씀하시오

뛰어올라 글씨를
새길 거라는 걸 알아요

하지만 몸이 벽에 닿아서 안 돼고

다리도 땅에 닿아서는 안 돼요. 어때요?

사형. 절대 문제 없어요

좋소. 한번 해보겠소

여봐라. 검을 준비해라

훌륭한 검법이오

정말 좋은 대구에요

-앉으세요
-알았소

-자. 차 드세요
-고맙소. 낭자

공자님의 말씀을 들어보니
전당 사람같지 않아 보여요

본적은 복건이고

대불사의 속가 제자요

방금 공자님의 망해조는

전당의 번영함을 노래하셨는데

거의 더할 것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과찬이시오

저의 주머니가 비어서 그러는데

낭자와 술을 마시려면

얼마가 필요한지요?

가지고 계신 은자를
모두 주신대도 모자라요

우리 기방에서 두달동안 일하신다면
그럭저럭 메울 수 있어요

그렇다면 전 이만 가보겠소

이 돈은 탁발해서 얻은 돈으로
사부님께 드려야 하오

됐어요. 공자님과 농담한 거에요

공자께서는 확실히 기방에
자주 다니지 않으시는군요

맞아. 초초 낭자

금을 타는 솜씨가 대단하오

그런가요?

차라리 이렇게 하죠

좋은 시 하나를 더 지어주시면

이곳에서 며칠 더 머물게
해드릴게요. 어때요?

아름다운 사람에게 바칠 수 있기를
갈망하고 있었소

시처소가사항 란유화관

연취요액 선득방용단려

관절오희 강순경

소가진아 련보온

거조개기 출병위

의풍정태 약소요지

당시 기나총리 지명수구

식면하지 견료천화만류

비병부여이 미동환

촌심암허 욕화별

섬수중휴 결전기

미인인재 합시상지

정말 허풍을 잘 떠시네요

사실대로 말한 것 뿐이오

낭자는 확실히 단정하고 아름다우며
뛰어난 자태를 지니고 있소

낭자를 알게 된 것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일이오

또 놀리시는군요

연연. 물어봤느냐?

그 소사부가 말하길

유공자는 복건인이며

지금은 신창 대불사에서
속가제자로 있다고 합니다

집안 사정은 어떠하다더냐?

유공자의 부친은 유의라고 하며 조정의
관리이고 집은 변경에 있습니다

또 뭐가 있지?

없습니다. 그것들만 물어봤어요

됐어. 나가봐. 괜찮아

예

음탕한 인간

기방을 들락거리다 못해 주제 넘게
나서기까지 해? 열받아 죽겠네

날 구했으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걸
모른단 말이야?

아니야. 꽤 착실하게 생겨서

매일같이 기방을 들락거릴 것 같지 않아

알겠어

그 기녀가 꼬신게 틀림없어.
못 참겠다

훗날의 행복을 위해서

지금 구해줘야지

어떻게 들어가지?

소사부

소사부. 그 허여멀겋게 생긴 놈은
안에 있어요?

불구삼변 낭자 아니시오?

저번에 도와주셔서 고맙소

보잘 것 없는 일이라
입에 담을 게 못 되요

온 몸에 술냄새가 풀풀 풍겨서

어딜 가든지 사람이 도착하기 전에
술 냄새가 먼저 도착하겠소

게다가 낭자의 무공은 실로

헛소리는 그만해요

당신 사형은 안에 있나요?

그래요. 사형의 이름은 유삼변이고

당신은 불구삼변이니

인연이 아주 깊군요

음란한 중놈

널 어떻게 처리하는 지 두고 봐

죄악이로다

어떻게 여시주와 그리도
오래 얘기를 한 거지?

용서해 주십시오...

배고프죠? 절밥을 가져왔어요

부처님이 보우해 주셨습니다

낭자의 호의에 감사드리오

하지만 소승은
오늘 이미 세끼를 다 먹었소

열받아. 하루 종일
기방에 쳐박에 있다니

여우같은 계집에게 푹빠진게 분명해

계속 그렇게 내버려둘 수 없어

좋아. 여우같은 계집의 손에서
구해내주지

주인장. 옷 한벌 주시오

이 건 어때요?

여자 옷은 필요 없어요

남자 옷이 필요해요

남자거요? 누가
입을 건데요? 치수는요?

내가 입을거고
바로 이 치수요. 한 벌 주세요

알았습니다...

정말 이상한 여자군요

여자가 여자의 옷을 입으면
좀 보기 좋아요?

날 봐요. 얼마나 예뻐요

예쁜게 무슨 소용이람

예쁜 여자는 대부분
다른 사람의 남편을 유혹한다구요

내가 다른 사람의 남편을
유혹한단 말인가요?

그렇게 말 안했지만 단언하기는 힘들지

내 남자는 대장군이에요.
이런 신분인 내가

다른 사람의 남편을
꼬실 필요가 있나요?

여자가 남자의 옷을 사다니

비정상인게 분명해